탈당으로 끝나는 책임, 의원직은 왜 그대로인가(사진=프레스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공직자들의 범죄와 사법 논란은 이제 특정 개인이나 단일 사건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원에서 국회의원, 나아가 대통령과 정부 핵심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전과, 수사, 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사건의 결말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탈당, 유감 표명, 그리고 책임의 최소화다.

최근 강원도의회 소속 민주당 도의원이 음주 상태로 사고를 냈다는 소식 역시 이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이미 같은 문제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발이 가능했고, 이후 선택된 대응 역시 탈당이었다.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것은 음주사고 그 자체보다도,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해졌다는 사실이다.

이 익숙함은 지방의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통령부터 시작된 이번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각종 전과 이력과 사법 리스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국무총리와 장관, 여당 국회의원들 역시 과거 전과, 수사 이력, 도덕성 논란을 안은 채 국정의 핵심에 포진해 왔다. 문제는 이런 이력들이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집권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현재형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불거진 강선우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각종 수사와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대응 방식은 한결같다. 개인의 문제로 선을 긋고, 당 차원의 책임은 탈당이나 직책 사퇴 수준에서 정리된다. 정치적 책임은 늘 법적 판단 뒤로 미뤄진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도덕성과 개혁을 정치적 정체성의 핵심으로 내세워 왔다. 다른 정치 세력의 일탈에는 누구보다 강한 책임을 요구해 왔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말을 가장 자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권력 앞에서는 그 기준이 현저히 낮아진다. 이 지점에서 국민의 불신은 구조적 분노로 바뀐다.

탈당은 처벌이 아니다. 탈당을 해도 의원직은 유지되고, 세비는 계속 지급되며, 의정활동도 이어진다. 국민의 눈에 탈당은 책임이 아니라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기술적 조치에 불과하다. 정당이 문제를 정리하는 방식일 뿐, 국민이 부여한 권한에 대한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

공직자의 범죄와 중대한 법 위반 논란은 당적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의 문제다. 음주운전이든, 금품 수수 의혹이든,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를 안은 인물이 계속해서 공직을 유지하는 한 어떤 사과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 상실과 재출마 제한 같은 실질적 책임이다.

정당이 스스로를 개혁 세력이라 말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우리 편은 보호한다’는 오래된 관성이다. 범죄와 중대한 의혹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의 범죄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탈당으로 끝날 것이고, 그 대가는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의 냉소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