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18일 오전, 한강버스 선수에 올라 한강버스에서 볼 수 있는 서울시 전경을 감상하고 있다.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서울시는 지난 18일 오전 여의도선착장에서 오세훈 시장이 직접 시승하며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인 ‘한강버스’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첫 출항 이후 하루 14회 운행이 진행됐으며, 정원 199석 규모 선박에는 871명의 시민이 탑승해 첫날부터 관심을 모았다.

한강버스 도입은 서울시 교통정책의 중요한 실험이다. 런던 템스강, 시드니 항구, 방콕 짜오프라야강 등 세계 주요 도시는 이미 수상버스를 교통과 관광의 두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런던 템즈강 리버버스

서울도 이번 시도를 통해 한강을 단순한 휴식 공간에서 벗어나 교통·관광을 아우르는 도시 자원으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을 실현했다.

그러나 현실적 한계도 뚜렷하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이어지는 현재 노선은 지하철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교통 대체 수단으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간 간격으로 제한된 배차 역시 출퇴근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김포에서 서울까지 연결하겠다는 초기 구상과 달리 실제 노선이 마곡까지만 개통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포 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는 서울 내부 관광 노선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도는 서울시가 미래 교통 체계의 변화를 실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일대(사진=뉴시스)

오세훈 시장이 추진해온 한강 르네상스 구상의 상징적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실패나 성공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배차 간격 조정, 급행 운항 도입, 김포 연장 노선 검토 같은 후속 과제가 신뢰 회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평일 기준 하루 왕복 30회 운행으로 증편하고, 출퇴근 시간에는 급행 노선을 투입해 15분 간격 운행을 시작한다. 연내에는 선박 4척을 추가 도입해 하루 왕복 48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속도 문제와 배차 간격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시민 체감도는 달라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18일 오전, 한강버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있다.

한강버스는 아직 미완성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새로운 수상 교통 실험을 과감히 추진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속도 경쟁력 확보와 김포 연장 노선 현실화라는 과제를 풀어낸다면, 한강버스는 단순한 관광상품이 아니라 시민 생활 속 교통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번 실험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서울시가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