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원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이희원 의원(국힘, 동작4)이 서울시교육청의 흑석고등학교(흑석고) 학생 정원 축소 방침을 정면 비판하며, ‘선 증원 후 지원’ 원칙을 촉구했다.
이희원 의원은 4일부터 진행된 2025년도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 “흑석고 학년당 학급을 최소 두 개 늘리고, 학년 정원을 300명 수준으로 증원해야 한다”며 “현재의 소규모 편성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3월 동작구 흑석동에 개교 예정인 흑석고의 학년당 학급 수를 6개로 확정했으며, 1학급당 25명 기준으로 약 150명 수준의 학생 정원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희원 의원은 “인근 두 개 중학교 졸업 예정자가 339명인데 절반 이상이 흑석고 대신 타 지역으로 버스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이게 교육감이 말하는 형평성이냐”고 반문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지원자 수를 확인한 뒤 학급 증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지만, 이희원 의원은 “그릇이 작으면 음식을 담을 수 없듯, 정원이 적으면 지원자도 적을 수밖에 없다”며 “교육청의 논리는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반박했다.
이희원 의원은 또 “동작구 내 고교 1학년 평균 학생 수가 228명인 상황에서, 흑석고를 150명 정원으로 개교시키는 건 사실상 출발선부터 불평등을 만드는 것”이라며 “재개발로 1만2천 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흑석동의 미래 수요를 고려해 최소 8학급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열린 후속 질의에서도 이희원 의원은 “저와 학부모들이 원하는 건 단 여섯 단어, ‘선 증원 후 지원’이다. 학생 정원을 먼저 확보한 뒤 지원을 받는 것이 상식”이라며 “지금처럼 학생 수를 제한하면 신설학교가 첫 해부터 기피학교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희원 의원은 “교육청의 ‘형평성’ 논리는 결과의 균형이 아니라 출발선의 불균형을 만드는 논리”라며 “흑석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희생과 역차별을 강요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원 의원은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 4일, 흑석동 학부모 100여 명과 함께 서울시의회 별관 앞에서 ‘흑석고 학생 증원 촉구 집회’를 열어 학부모들과 뜻을 함께했다.
또한 같은 감사에서 ‘사교육 카르텔 교사 경징계’ 문제를 질타하고, 중대부중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현장 중심의 교육행정 강화를 주문했다.
이희원 의원의 이번 질의는 지역 교육 수요를 외면한 일률적 배정 행정에 제동을 걸고, 교육청이 현장의 목소리에 기반한 ‘미래형 교육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