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민 의원이 관악구의회 제309회 정례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프레스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기초의회에는 두 종류의 의원이 있다. 말을 많이 하는 의원과, 행정을 실제로 움직이는 의원이다.

관악구의회 구자민 의원(국힘, 라선거구)은 후자에 가깝다. 눈에 띄는 발언보다 자료를 먼저 들고, 정치적 수사보다 행정의 구조를 파고든다. 조용하지만 집요한, 전형적인 ‘실무형 기초의원’이다.

구자민 의원의 의정 활동은 화려한 메시지보다 과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민원이 제기되면 단순 전달로 끝내지 않고, 해당 사안이 어떤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예산과 제도상 걸림돌은 무엇인지부터 짚는다. 문제 제기 이후의 흐름까지 염두에 두는 방식이다. 집행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쉽게 넘길 수 없는 유형이다.

이 같은 실무형 의정은 구체적인 제도 성과로 이어졌다. 구자민 의원이 발의한 '관악구 영유아 성장양육지원 조례'는 제정 이후 관악구 육아 정책으로 안착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조례를 근거로 추진된 ‘깡충깡충 성장양육지원금’ 사업은 실제 양육 가정의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언에 그친 조례가 아니라, 예산 편성과 정책 집행으로 연결된 사례다.

해당 조례의 의미는 단순한 현금성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영유아 양육 부담이라는 현실 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루고,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책임 있게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례 제정 이후에도 제도의 지속성과 현장 반응을 점검하며 정책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는 점 역시 실무형 의정의 특징이다.

실무형 의원의 강점은 회의장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감정적 공방보다는 수치와 근거를 중심으로 질문을 이어가고, 한 번 지적한 사안은 이후 처리 과정까지 추적한다. 단발성 발언으로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행정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행부와의 관계도 대립보다는 조정에 가깝다.

기초의회의 본질을 생각하면 이런 유형의 의미는 더 분명해진다. 기초의회는 거대한 담론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맞닿은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공간이다. 영유아 양육, 돌봄, 복지처럼 생활과 직결된 정책일수록 조례의 완성도와 실행력이 중요하다. 실무형 기초의원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구자민 의원의 의정 스타일은 ‘보여주기 정치’와 거리가 있다. 대신 속도가 느려 보일 만큼 절차를 중시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그렇게 쌓인 개선은 행정 내부에 남는다. 일회성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변화에 가깝다.

기초의회가 종종 평가절하되는 이유는 역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례가 살아 있고, 정책이 계속 운영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용하지만 행정을 움직이는 힘, 구자민 의원의 의정 활동은 기초의원이 무엇으로 평가받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말이 아니라, 작동하는 제도로 남는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