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공식 서포터즈 A.S.U. RED와 팬들이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프레스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에서 맞붙은 안양과 포항의 경기는 단순히 0-1 승패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심판 판정 논란이 경기 흐름을 뒤흔들며 팬들의 불신을 더욱 키운 장면으로 기록됐다.

포항 이호재 선수와 안양 김정현 선수의 공중볼 경합과정(사진=쿠팡플레이 캡쳐화면)

전반 추가시간, 포항 이호재와 안양 김정현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첫 번째 사건이 발생했다. 이호재의 팔꿈치가 김정현의 얼굴을 가격했지만, 주심은 경고에 그쳤다. 쓰러진 김정현의 얼굴은 깊게 찢어졌고, 광대 부위가 파열돼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온필드 리뷰는 없었고, 전반은 그대로 마무리됐다. 안양 벤치와 선수단의 항의는 거셌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항 이호재 선수와 안양 김정현 선수의 공중볼 경합과정(사진=K리그 유튜브)

후반 40분에는 또 다른 팔꿈치 사용 장면이 나왔다. 안양 권경원이 포항 주닝요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팔꿈치가 상대 얼굴에 닿았고, 주심은 부심과 상의 끝에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의도성이 명확하지 않았음에도, 이번엔 곧바로 퇴장 판정이 내려졌다. 앞선 이호재의 장면과 비교하면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안양 권경원 선수와 포항 주닝요의 경합 과정
(사진=쿠팡플레이 캡쳐)

이번 시즌 들어 팔꿈치 사용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지만, 무엇이 기준인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유형의 반칙에서 한쪽은 경고, 다른 한쪽은 퇴장으로 이어지면서 “심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 같은 판정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비디오 판독(VAR) 오심을 공식 인정했지만, 관련 심판 징계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아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와 천안시티FC 경기에서 명백한 온사이드 골을 VAR 판독으로 취소한 사건은 기술적 오류 탓으로 돌렸지만, 사실상 심판 자질 문제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더구나 그 오심에 관여했던 VAR 심판이 이번 안양과 포항의 경기에 부심으로 나섰다는 사실은 팬들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 심판 강사 초청 교육 등을 통해 판정 일관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드러나는 현실은 여전히 신뢰와 거리가 멀다. “기준 없는 잣대”가 경기의 승부와 선수들의 커리어를 흔드는 순간, 축구의 공정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안양과 포항의 경기는 결과보다 심판 판정이 더 큰 화제가 됐다. 선수들의 투혼과 팬들의 열정을 담아낸 무대가 ‘심판 리스크’로 빛을 잃는다면, K리그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매년 K리그가 관중 증가와 팬층 확대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투명성과 불일치는 그 상승세를 꺾을 수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뢰를 잃은 리그는 팬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고, 결국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릴 위험에 놓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