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전경(사진=프레스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공공개발의 이익을 어디에,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 경기도가 그 질문에 대한 첫 실행 답안을 내놓았다.

공공개발로 적립한 도민환원기금을 활용해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경기 생활쏙(SOC) 환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경기도는 공공개발사업을 통해 발생한 개발이익을 도민 생활 인프라로 환원하기 위해, 총 700억 원 규모의 ‘경기 생활쏙(SOC) 환원사업’ 시군 공모를 다음해 1월 26일부터 2월 20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된 도민환원기금 1,505억 원을 활용한 첫 환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도민환원기금은 경기도가 택지개발 등 공공개발사업으로 얻은 이익 일부를 적립해, 다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기 위해 조성한 특별 기금이다. 이번 ‘경기 생활쏙(SOC) 환원사업’은 그 기금이 실제 정책 사업으로 집행되는 첫 사례다.

경기도는 공모에 앞서 내년 1월 도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역별로 필요한 생활 기반시설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후 시군이 2월 20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하면, 3월 중 오디션 형식의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내외 사업을 선정한다. 단순 배분 방식이 아닌 경쟁형 공모 구조를 통해 사업 완성도와 실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선정된 사업에는 신축의 경우 최대 160억 원, 리모델링의 경우 최대 60억 원까지 설계비와 건설비 전액이 지원된다. 다만 한도 초과 사업비와 부지 확보는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 총 사업비 70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은 내년도 설계 및 감리비로 우선 반영됐다.

앞서 경기도는 12월 초 도민 대상 명칭 공모를 통해 사업명을 ‘경기 생활쏙(SOC) 환원사업’으로 확정했다.

사회간접자본(SOC)의 한국식 발음을 활용해 ‘경기 생활에 쏙! 도민 품으로 쏙’이라는 슬로건에 공공개발 이익을 생활밀착형 인프라로 환원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또한 경기도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도내 31개 시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열어 공모 방식과 오디션 평가 계획을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상우 경기도 택지개발과장은 “이번 공모는 도민환원기금이 처음으로 실제 사업 집행 단계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도민 의견이 반영된 생활기반시설 사업을 통해 ‘환원의 가치’를 현장에서 구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개발이익 환수를 제도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생활 인프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선정 사업이 지역에서 어떤 체감 효과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이 모델이 경기도형 개발이익 환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시군 간 정책 기획 경쟁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