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경기도의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을 둘러싼 로비 의혹이 결국 현직 도의원들의 구속으로 이어졌다. 안산과 화성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연루되면서 지역 정치권 전반이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지난 26일 정승현 의원(무소속, 안산4), 이기환 의원(무소속, 안산6), 박세원 의원(무소속, 화성3)에 대해 뇌물수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영장 심사를 받은 전 화성시의원과 업체 관계자 1명은 구속이 기각됐다.

의원들은 특정 업체로부터 ITS 구축 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배정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안산시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비 20억 원과 시비 27억 원 등 총 47억 원을 투입해 ITS 사업을 추진했다. 교차로 32곳에 온라인 신호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어 올해 초에는 경기도 특조금 20억 원을 확보해 방범용 CCTV 인공지능 분석 소프트웨어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화성시 역시 ITS 사업을 포함한 교통 인프라 확충에 특조금이 활용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방의원들의 영향력이 노골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ITS 같은 교통·안전 인프라 사업이 로비 창구로 전락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의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정승현·이기환 의원은 수사 개시 직후 탈당계를 제출해 도당이 이를 수리했지만, 당의 도덕성과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소속 박세원 의원의 경우에도 도의회 차원의 윤리감찰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 비위 사건이 아니라, 지방재정배분 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한 지방정책 전문가는 “특별조정교부금은 지자체 재정 형평을 위해 쓰이는 재원인데, 의원들의 입김에 따라 배분이 달라진다면 제도의 신뢰가 무너진다”며 “투명한 심사 절차와 독립적 관리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갈지, 지역 정치권 전체가 시험대에 올랐다.